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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이야기-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를 말하다

철학자 이야기-쇼펜하우어
글.그림: 바오밥나무


쇼펜하우어는 독일의 상업도시 단치히에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어요.
“아들아, 너도 나처럼 훌륭한 상인이 되어야 한다. 상인만큼 안정적인 직업도 없을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도 여행할 수 있단다.”
쇼펜하우어의 아버지는 아들의 초롱초롱한 두 눈을 바라보았어요.
그리고는 쇼펜하우어의 어깨를 두 손으로 꼭 잡더니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어요.
“이제 너도 16살이 되었으니 상인이 되는 학교에 들어가서 공부를 하자꾸나.”
“알겠어요, 아버지….”
쇼펜하우어는 아버지의 두 눈을 보고 마지못해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사실 쇼펜하우어는 아버지처럼 상인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상인이 되는 것보다 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차마 아버지에게 이야기할 수는 없었어요.

‘아, 정말 상인이 되고 싶지 않아. 난 칸트와 같은 훌륭한 철학자가 되고 싶어….’
쇼펜하우어는 상인이 되는 학교에 입학하고서도 그의 관심은 늘 학문 쪽이었어요.
그래서 남몰래 책을 읽고 생각에 깊이 잠기는 것을 즐겼어요.
특히 자주 가는 공원 벤치에 홀로 앉아 골똘히 생각에 잠기는 것을 즐겼어요.
어느 날, 쇼펜하우어는 공원 벤치에 홀로 앉아 생각에 깊이 감기게 되었어요.
벌써 몇 시간 째 같은 자리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는 쇼펜하우어였어요.
하늘의 푸른 빛도 점점 사라지고, 해도 뉘엿뉘엿 지고 있었어요.

어느덧 공원에도 어둠이 짙게 내려 어둑어둑해졌어요.
공원을 찾은 사람들도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갔어요.
이젠 공원 안에는 벤치에 같은 자세로 앉아 생각에 잠긴 쇼펜하우어뿐이었어요.
“여보시오, 당신은 누구요? 어디서 왔기에 해가 졌는데도 집에 가지도 않고 이렇게 앉아 있는 거요?”
공원지기의 말에 쇼펜하우어는 정신을 차리고 지친 얼굴로 낮게 대답했어요.
“바로 그것이 문제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그것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생각에 잠겨 있는 것입니다.”

상인이 되는 공부를 마친 쇼펜하우어는 아버지의 친한 친구인 이에보슈 가게에서
상인으로서의 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쇼펜하우어는 손님이 오지 않을 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꺼내 몰래 읽었어요.
‘이렇게라도 책을 읽고 학자들의 생각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이야….’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뿐, 쇼펜하우어는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책을 몰래 읽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계속될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쇼펜하우어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낮게 중얼거렸어요.
“행복을 느끼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쇼펜하우어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면서 괴로워했어요.
순간, 쇼펜하우어는 가게에 앉아 있을 수 없었어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갔지만
쇼펜하우어는 도저히 행복으로 이르는 방법을 찾을 수 없었어요.

“어디 갔다 온 거니? 조금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단다….”
가게로 다시 돌아온 쇼펜하우어는 이에보슈부터 아버지의 죽음을 듣게 되었어요.
가장 사랑했던 아버지의 죽음을 전해 들은 쇼펜하우어는 너무 슬펐으며, 고통스러웠어요.
쇼펜하우어는 아버지가 가장 사랑했던 가게의 일을 정리하고 나서
어머니와 여동생이 있는 바이마르에서 함께 지냈어요.
거기서 대단한 학자인 괴테를 만나게 되었어요!
쇼펜하우어는 괴테와 함께 여러 가지 철학적 주제를 놓고 이야기하는 게 즐거웠어요.
그리고 동양학자 마이어와도 만나게 되었지요.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쇼펜하우어는 예전부터 느끼고 있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그래,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책으로 정리해보자!”
그들과의 만남은 쇼펜하우어에게는 아주 중요한 만남이었어요.
철학자 플라톤과 칸트와 더불어 쇼펜하우어의 철학체계를 세울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거든요.

어느 날, 쇼펜하우어는 어김없이 괴테와 여러 가지 주제로 이이기를 나누고 나서
혼자 가까운 숲으로 산책하러 갔어요.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방법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어요.
쇼펜하우어의 두 눈으로 졸졸 흘러가는 시냇물이 보였어요.
“그래, 바로 그거야! 흘러가는 시냇물도 흘러가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흐르는 거야!”
쇼펜하우어는 생각했어요. 물은 항상 높은 데서 낮은 데로만 흐르려 하는 것도,
나침반의 바늘이 끈질기게 북쪽을 가리키는 것도,
이 세상을 이루는 의지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이지요.
“이렇게 사람이 불행을 느끼는 것도 살고자 하는 의지인 맹목적 의지에서 시작되는 거야!”
쇼펜하우어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무수한 의지로 이루어 있다고 생각했어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쇼펜하우어는 크게 소리쳤어요!

“우리의 눈은 보려고 하는 의지가 겉으로 드러난 것이고, 두뇌는 생각하려는 의지, 또 우리의 모든 신체기관도 여러 가지 일과 목적을 수행하려는 의지가 겉으로 드러난 것이지! 그러니까 사람은 사물이 갖는 의지의 가운데에 있는 존재라 할 수 있는 거야!”
쇼펜하우어는 맹목적 의지가 사람이 느끼는 행복과 불행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알겠어! 맹목적 의지는 모든 부족함에서 오는 거야. 바로 그런 부족함을 채우려는 싸움과 같은 거지. 예를 들어, 성적이 좋지 않은 사람이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스스로 더 큰 발전을 이루려는 바람직한 목적이며 노력이겠지만 이러한 의지 뒤에는 보이지 않는 고통이 뒤따라오는 법이지!”
쇼펜하우어의 얼굴에는 기쁨의 미소로 밝게 빛나고 있었어요.
지금껏 고민하던 문제의 해답을 찾았기 때문이었어요.
“사람이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지에 무작정 따라가지 않고, 마음속에서 욕심을 못 일어나게 노력했을 때 비로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쇼펜하우어는 자신만의 생각을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었어요.
“그래, 내 생각을 학생에게 전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내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지….”
쇼펜하우어는 박사가 되기 위해서 논문을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몇 년이 흘렀어요.
논문의 마지막 부분을 적었을 때 쇼펜하우어의 입가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어요.
“드디어 완성했다!”
쇼펜하우어는 열심히 준비한 논문을 예나 대학으로 보냈어요.
그리고 그의 소원대로 그곳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게 되었지요.



쇼펜하우어가 살았던 그 시대에는 헤겔이라는 철학자가 가장 유명했어요.
쇼펜하우어는 유명한 철학자가 있는 베를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리고는 헤겔과 같은 시간대에 자신의 강의를 넣었어요.
“분명 많은 학생이 나의 강의를 좋아할 거야!”
하지만 쇼펜하우어가 강의실로 들어갔을 때는 그의 강의실은 텅텅 비어 있었어요.
그와 반대로 헤겔의 강의실은 학생들로 북적거렸지요.
“아직도 학생들은 헤겔의 생각만을 옳다고 믿는 거구나! 내가 헤겔한테 졌단 말인가….”
쇼펜하우어는 괴로운 듯 길게 한숨을 내뱉었어요.

쇼펜하우어는 헤겔이 있는 대학에 머물 수 없었어요.
“헤겔이 있는 곳에 더는 있을 수 없어! 안 되겠어. 이곳을 떠나야겠어….”
헤겔과의 싸움에서 졌다는 생각에 쇼펜하우어는 너무 괴로웠거든요.
하는 수 없이 그는 대학교수직을 포기하고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머물기 시작했어요.
“나중에 사람들이 내 생각이 더 훌륭하다는 걸 알게 될 거야. 그래, 이곳에 머물면서 많은 글을 써야겠어….”
쇼펜하우어는 털이 하얀 개와 함께 프랑크푸르트에서 살았어요.
그는 사람들과 거의 만나지 않고 서재에서 책을 보면서
연구하고 글을 쓰는데 모든 시간을 보냈어요.

어느 날 쇼펜하우어는 어김없이 정해진 시간에 홀로 산책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어요.
“오늘은 숲 속 깊숙이 들어가 볼까?”
집 근처에는 울창한 숲이 있었어요.
쇼펜하우어는 천천히 숲 속으로 들어갔어요.
그때 털이 뾰족뾰족하게 돋은 고슴도치 무리를 보게 되었어요.
“오호, 고슴도치 가족이구나! 이것들을 관찰하면 재미있겠어.”
그날 이후, 쇼펜하우어는 숲 속에서 만난 고슴도치 무리를
정해진 시간에 관찰하기 시작했어요.
가을이 가고 초겨울이 왔을 때였어요.
추위가 점점 심해지자 고슴도치 무리는 점점 거리를 좁혀갔어요.



“그렇지! 거리를 좁히면 서로 체온으로 어느 정도의 추위를 이길 수 있지.”
쇼펜하우어는 거리를 좁히면서 서로에게 다가가는 고슴도치들을 바라보았어요.
그런데 고슴도치들이 점점 가까이 모이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어요!
거리를 좁힐수록 고슴도치들은 서로 털가시에 의해 상처를 입게 되었던 거예요.
하지만, 고슴도치들은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추위도 녹일 수 있고 상처도 입히지 않을
적당한 거리를 찾더니 그 거리를 유지하면서 한겨울의 추위를 이겨낼 수 있었어요.
“고슴도치의 겨울나기를 사람의 삶에 적용해볼 수 있겠구나!”
쇼펜하우어는 고슴도치의 겨울나는 모습이
사람들의 삶과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사람들도 저마다 자신의 공간만 지키고 있다면 혼자 남게 되어 외로움이라는 추위에 얼어 죽을 것이고, 반대로 지나치게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만을 지키고자 한다면 서로 보이지 않는 개성이라는 털가시에 의해 상처를 주고받을 거야!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쇼펜하우어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것이 너무 기뻤어요.
산책과 사색의 시간을 통해 쇼펜하우어는 학자로서 가장 빛나는 글들을 많이 적었어요.
쇼펜하우어는 죽을 때까지 그가 적은 글들을 다듬는데 시간의 대부분을 보냈답니다.


덧글

  • *^-----^* 2006/04/26 19:46 #

    교양과목 과제로
    쇼펜하우어에 대해 적어야되는데
    이거 참고로 적어도 되나요?^^;

    쉽게 설명되어있어서 참고하고싶습니다.
  • 바오밥나무 2006/04/27 09:39 #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세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0^
  • 여왕 2006/04/27 11:51 #

    철학자들의 삶은 무언가 남다를듯
    항상 생각을 하고 살아야할듯한데

    잘읽고 갑니다
  • 바오밥나무 2006/04/27 12:38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철학자라서 동화로 만들어보았습니다.
    님, 즐거운 점심시간되시구요.^^
  • 빤짝빤짝 별소년 2006/04/29 17:58 #

    웅~ ^^ 개인적으로 많이 공감하는 이야기입니다. 고슴도치 이야기. 그림으로도 종종 그려보군 했어요.
    바오밥님 홈에서 만나니까, 더욱 반갑네요^^
  • 바오밥나무 2006/05/01 20:49 #

    벌써 5월이라
    오늘 하루는
    더웠어요.
    여름날씨 같아
    에어콘 바람이 생각나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 조은 글! 2007/08/12 15:49 #

    쇼펜하우어가 방학과제라서 여러곳을 찾아봤는데 이곳만큼 좋은곳은 아직 못찾았어요 그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됬습니다!
  • 바오밥나무 2007/08/13 06:32 #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이네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길 바래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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